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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에티하드 항공 상담사 연결하기

지난 화요일. 저녁에 인천공항에 가려고 모든 준비를 마친상태로 눈을 떴다.

 

눈을 뜨고 5분?이나 지났을까, 물 한잔 마시고 화장실 다녀오고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게 뒤바뀌었다.

 

독일에서 자리잡기까지 함께 지내기로한 친구에게서 페이스북 메세지가 온 것. 몇 주간 일주일에 두 세번은 연락을 하며 지냈기 때문에 그 때도 출국 준비 잘하라는 메세지를 보냈나? 하고 열어보니.....

 

독일 뉴스에 유럽연합 시민이 아닌 사람들의 여행을 적어도 30일간 금지 할 것...??

적어도가 포인트다.... 그리고 이런 일은 바로바로 시행 되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바로 쫄아 버렸다.

 

NOOOOoooooOOOOooooOOOO

 

일단은 신한은행에서 유로 환전 신청해둔게 있어서 나가야했기 때문에 출근하시는 김여사 차를 얻어타고 시내로 갔다. 가면서도 내내 구글에 유럽 코로나 입국 거부 등등 여러 키워드로 검색 시전

 

 

EU 시민이 아닌 경우 앞으로 여행에 제한을 둔다는 기사가 많이 떴다. 필요한 여행이 아닌 경우 (나) 입국거부.. 내가 출국 하는 날 발표해 줘서...ㅎㅎㅎㅎ 할말이 없네

 

우리 동네 신한은행은 기다리기로 유명한 곳인데 그날은 기다리는 시간이 눈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다.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달까. 700유로를 받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버스타고 노래도 팟캐스트도 없이 공허하게 집으로 갔다.

 

집에 오자마자 현실이 뺨을 때렸다. 그래 유럽 못가는 구나... 워킹홀리데이라 비자는 시작하면 90일 안에 나가면 된다. 일단 항공권을 연기/취소해야해!

 

정신을 차린 나. 폭풍 검색해서 에티하드의 한국 지사 번호를 알아냈다. -> 02 3483 4888

 

그러나 문제는 이곳이 전화를 한국어로 안 받는다? 영어로 계속하려면 1번, 아랍어로 계속하려면 2번이라고 하시는 것 같다. 영어는 문제 없으니 1번으로 간다. 이코노미면 3번 그 다음은 티켓이 있으면 2번 이랬나.. 아무튼 티켓이 있다고 하면 전화를 끊으려고 한다! 당황하지말고 기다리면 이런 멘트가 나온다. 정 상담사와 연결하고 싶으면 1번을 눌러. 대신 엄청 오래 기다려야해~

 

물론 정확히 이런 얘기는 안하신다. 그런데 4분 20초가 넘어가면 대기 노래가 끊기고 그 후 몇 분 내에 전화도 저절로 끊겨 버린다..ㅠㅠ 이게 무슨 일이지

 

워낙 당황스러운 날이라 되는게 없는가 보다 하고 검색을 하는데 나오는게 없다. 지쳐버린 나는 영국으로 전화를 걸기로 한다.

 

영국이 아니라 영어를 공식 언어로 쓰는 어디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서 걸어본것. 다행히도 한국 지사처럼 끊기지 않고 계속 넘어간다. 계속....? 정말 계속.....????

 

전에도 1시간 정도 전화 대기 해본 적(캐나다 은행)이 있기 때문에 일단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동안 에티하드 항공 사이트를 뒤적여 보았다. 코로나19 때문에 한참 취소, 연기가 많은지 따로 환불 페이지도 만들어 놓고, 콜센터에도 전화 할 경우 오래 기다려야하니 왠만하면 온라인으로 변경하라는 안내가 나와있다. 하지만 난 출발 12시간도 채 안남은 상황.. 이미 웹치크인을 했기 때문에 변경이 불가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전화 대기.

 

나는 총 2번 전화를 해야했는데, 이미 웹 체크인을 하고 난 뒤라 처음 연결된 상담사 분이 인천공항 에티하드 팀으로 이메일을 써서 체크인을 무효로 돌리고나야 출국 날짜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첫 번째 상담사 언니는 간간히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감사. 하지만 이메일을 보내는 사이 나는 전화를 끊고 30분 후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한대서 다시 멘붕.. 나 1시간 40분 걸려서 연결 됐는데요?? 이렇게 말은 안하고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 또 해야하나요? 했더니 미안하지만 지금 대기시간은 어쩔 수가 없다고ㅠㅠ 정말 다시 전화만 하면 되는 거냐고 물어본 후, 눈물을 머금고 끊었다.

 

잠시 휴식을 하는데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내 캐리어.. 공항갈때 입으려고 내놓은 옷, 백팩.. 프린트해둔 보딩패스...

 

스스로 비정한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 전 다시 스카이프 접속해버렸다. 처음 1시간 정도 대기하고 있는데 스카이프 크레딧이 $1.74 남아서 안되겠다 싶어 $10 충전. 잘한것 같다. 총 2번의 전화를 마치고 나니 $8.11 남았다.

 

두번째로 전화를 받은 상담사 언니는 좀 쎈 듯했다. 내가 상황을 설명하고 나니 그럼 연기해 줄테니 전화 통화하는 동안 이메일을 확인해줘. 확인해보니 날짜가 바뀐 e티켓이 와있었다. 고맙다고 하고 끊기 전 혹시 몰라서 환불 관련 다른 질문을 했더니 대답은 안하고 약간 떨떠름하게 응해줘서 약간 당황. 그러나 나는 이미 너무너무 지쳐버린 상태라 그냥 알겠다고 하고 끊었다. 나는 빨리 오늘에서 로그아웃 하고 싶어졌다. 폭풍같이 오늘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몸이 늘어졌다. 후... 에티하드는 왜 한국 지사 전화 안 받아서 이 고생이냐고ㅜㅜㅜ

 

실화냐.. 대기만 1시간 반

 

내가 운이 없는겐가

코로나 안걸렸어도 이렇게 힘들어.. 유럽이 이제 시작인데 6월로 미룬 내 워홀은 시작도 하기 전에 깜깜하다. 네 번째 워홀이라 습관처럼 여행을 준비하던 나한테 이런 시련이ㅎㅎㅎ 덕분에 블로그도 쓴다. 고맙다 코로나야.... 빨리 좀 지나가 제발.

 

★에티하드 상담사 연결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