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뉴질랜드]카이코우라에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남섬 자동차로 여행

차 뒷자석에서 4박을 하고 나니 등이 뻐근해졌다. 카이코우라에서 눈을 뜨며 오늘은 침대에서 자겠구나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졌다. 날시가 좀 추워서 눈이 일찍 떠졌는데, 막 해가 뜨려고 하늘 색이 장관이었다. 얼른 카메라 부터!

 

야경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DSLR조작이 서툴러서 진짜 일출은 눈으로 담았다. 삼각대가 절실하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는게 더 잘 나오고 편해서 요즘은 데세랄을 아예 안꺼낸다.

 

카이코우라의 일출

 

일출 구경만 하고 이제 치치로 출발. 약 2시간 반이 걸린다는데 도로 사정으로 3시간은 잡고 가는게 좋다. 남섬은 늘 도로 공사중이니까!

 

 

크라이스트처치는 2011년 대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는 곳이다. 7년이 지난 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물들이 중간 중간 사라진채 복구되지 않았다. 도시를 산책하면서 약간 마음이 무거워졌다. 특히 중심에 있는 성당은 정말 거의 복구를 하지 않아서 무너진 돌틈으로 이끼나 풀이 자라는 형국. 도심의 호텔같은 큰 건물들은 아직 건설 중이었다. 이제는 다 지었으려나 궁금해지네.

 

치치에 도착하자마자 사기당할 뻔 한 썰;

친구를 만나기전 YMCA 근처에 차를 댔는데, 그 순간 손을 다친듯한 마오리족 아주머니가 차로 근처 병원까지 태워다 주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다. 피가 나는 그런 상처는 아니었고 그냥 슬링을 메고 계셨다. 나는 시간도 많고 해서 별 생각없이 타세요! 했다. 치치에 온지 한 시간 밖에 안됐으니 병원이 어딘지 알려주세요, 라고 했더니 말을 시작하신 아주머니. 그 날 아침 병원에 가야했는데 무슨 일이 생겨서 아들이 돈을 가지고 오기로 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나는 갑작스레 신세 한탄을 하시는 아주머니를 태운것을 급 후회하면서 어디에 내려드려야 하냐고 재차 물었다. 다짜고짜 자기가 전기세가 밀려서 아들이 오지 못한다(?) 괴변을 늘어놓더니 $17만 줄 수 없겠냐고 하셨다. 여기서 아 Scam..... 미안하지만 난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여기서 병원이 멀지 않아 보이니 내려 주겠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내릴 때까지 저기 우리 아들이 있는데 하시길래 차를 갓길에 세웠다. 세우니까 별다른 말은 안하고 태워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하고 내렸다. 참 황당했지만 스캠은 걸려도 돈만 안뜯기면 된다는 논리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YMCA로 돌아갔다.

 

그냥 지나가다 신천지의 포교활동에 걸리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 타켓이 되어도 끌려다니지 않으면 되는 것. 어쩌겟어

 

치치에서부터는 친구가 열심히 짜온 여행 플랜대로 움직였다. 먼저 치치에서 1박은 YMCA. 트윈을 잡아서 썻는데 오랜만에 침대에 누우니 잠 엄청 잘잤다. 시설은 깨끗하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위치도 걸어서 구경하기에 좋고, 뒷 편 주차장도 큰 편이라 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편리하다.

 

치치에는 캔터베리 박물관이 있는데, 남섬에서 가장 큰 도시의 역사 옛날 마오리족들의 생활 등등이 잘 전시되어 있다. 특이한 전시물로 Fred and Myrtle's Paua Shell House가 있는데, 배경은 이렇다. 남섬의 남쪽 끝 마을인 Bluff에 Paua 모으기가 취미이신 할아버지가 계셨다. 모아온 파우아가 너무 많아져서 바닥 여기저기에 쌓이자 청소가 힘들어진 할머니. 그래서 할아버지는 벽에 파우아를 걸기 시작하셨다. 집의 벽들이 모두 파우아 천지가 되고 나서도 멈추지 않았던 할아버지의 파우아 사랑.. 두 분의 집은 지역 뉴스를 시작으로 여행자들이 보러오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두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자식들은 집을 통째로 기부했고, 치치에는 그 집을 그대로 다시 지어서 집 안에 있던 파우아 장식들과 두 분이 쓰시던 물건을 전시해 두었다. 

 

금슬이 좋으셨던 파우아 커플

치치에서 할 만한 것들

1. 보태닉 가든 걸어다니기

2. 캔터베리 박물관 방문하기

3. 곤돌라 타기

 

동선을 잘 짜면 하루에 다 볼 수 있다. 남섬은 자연!이니까 치치에서는 1박만 하고 테카포로 떠났다.